자우나라 홈페이지를 개설하면서

세상에는 수많은 나라가 있다.
지구상의 어디에 국토를 두고 있는 나라도 있고, 사이버상에도 있고, 생각의 영역에서도 많은 생각 나라가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오늘 사이버상의 공간에 한 나라를 세우고 그 이름을 "자우나라"라고 불러 본다.
수많은 시절인연을 이어서 오늘 "자우나라"가 세상에 첫 선을 보임에 있어 그 지향하고자 하는 바를 적어 보지 않을 수 없으니 이 글을 적음과 아울러 마음속 다짐도 간절히 해 본다.

먼저 이 "자우나라"는 어떤 인연으로 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는가 ?

대학 시절 순천 선암사 수련대회에서 당시 방장 스님으로부터 한 글귀를 받았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慈雨普滿(자우보만: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온 만물을 살찌우지만 댓가를 바라지 않는다)"이란 것이었다.
LG그룹에서 10여년 직장 생활을 하다가 건강상의 이유로 퇴직후 만들어진 "자우리 대리점", "자우컨설팅", "오미나라 자우" 등의 상호에는 자우보만의 의미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고 오늘 "자우나라" 홈페이지를 만들게 됨으로써 그 완성에 이르게 감회를 느껴 본다.

"자우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

첫째, 손해보기를 즐겨하는 나라이고 댓가없이 주기를 즐겨하는 나라이다.

불교적 세계관은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삶의 방향성이자 이정표인데 그 세계관중의 으뜸은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므로 저것이 없다"이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조건지어져 있고 서로 상대되는 것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손해가 있으면 이익이 있고 태어남이 있으면 죽음이 있는 것은 지극히 자명한 이치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손해를 택하는 순간 누군가에게는 이익으로 돌아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 이익을 받은 사람이 스스로 손해를 택함으로 인해 이익을 보는 나라의 이름이 "자우나라"인 것이다.
어쩌면 이순신 장군께서 죽기를 각오하고 싸울 때에야 참으로 살 수 있음을 설파하신 까닭도 이와 다르지 않을 터이고 참 이익은 참 손해의 다른 모습임을 아는 까닭이다.

둘째, "자우나라"는 거꾸로 생각하고 거꾸로 행동함을 즐겨하는 나라이다.

모든 사물과 상황에는 양면성이 있고 한 면은 다른 한 면의 존재 이유가 되기도 하니 거꾸로 생각해 보는 습관은 사물의 이해를 돕는 도구이기도 하고 창의력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그런 이유로 "자우나라"에는 생각의 다양성이 숨쉬게 됨으로써 세상의 지혜도 그 안에서 샘솟게 됨을 확신하는 나라이다.

셋째, "자우나라"는 "함이 없이 함"을 즐겨하고 그 행함의 결과에도 크게 마음쓰지 않는 나라이다.

언듯 보면 말장난 같은 이런 말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언어가 가진 한계에 기인하는 바도 있고 표현력의 한계도 절감하는 까닭이기도 하지만 대중에게 많이 회자된 "길없는 길"의 의미대로 "함이 없이 함"도 이해되었으면 한다.

끝으로, "자우나라"는 자신은 노예처럼 부리고 타인은 주인으로 대접하는 나라이다.

고대 철학자 Epictetus가 얘기한 "원하는대로 일어 나기를 바라지 말고 일어난 그대로 받아 들여라" 라는 경구는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가게 하는 명언 중의 명언이고 자신을 노예처럼 부릴 수 있다면 자연히 이러한 삶도 살 수 있지 않을까 한다.